순수의 시대 – 김태영

순수시대 저자 김태영 출판라인(LINE) 출시 2017.02.15.

남자 주인공: 장도하/34세(대진자동차 사장), 여자 주인공: 손영수/27세(대진그룹 오경희 회장(남주할머니), 비서), 남주의 캐릭터 붕괴 때문에 별로였다는 평가가 많은 소설이다.초반에는 나쁜 남자다움을 풍기며 큰 인기를 끌다가 후반에는 완전히 대형견으로 바뀌는데 그 과정에서 설득력이 없다는 평이 꽤 있고, 자주 재탕할수록 좋다는 사람도 많지만 별로였다는 사람도 꽤 있는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 때문에 로솔은 개취라는 말이 나온다.나는 완전 푹 빠져서 엄청 재밌게 읽었어!

지극히 주관적인 내 소감으로는 남주의 태도 변화가 캐릭터 붕괴라기보다 제대로 주인을 만났다는 느낌이었다.위기에 처한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 남주가 행한 업무 진행 스타일을 두고 마치 전쟁터에서 적군에 맞서 혼자 싸우는 것 같았다고 여주는 표현했는데, 이 남자는 일뿐만 아니라 사랑도 그런 식이구나…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나 할까.그동안 몸으로 하는 연애만 가볍게 했던 남주가 마음으로 하는 사랑을 여주로 인해 처음 하게 되면서 일과 마찬가지로 사랑으로도 장렬히 돌진하는 느낌.그래서 나는 남주의 변화를 캐븐이 아닌 올인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이 소설을 남자 주인공의 후회물로 소개하는 글도 봤는데 어떨까.후회물이라고 하면 남주가 업을 쌓는 과정이 꼭 있어야 하는데 여기 남주는 그저 팬이 되는 부정기를 거칠 뿐이지 그저 사랑하고 또 사랑한 죄밖에 없으니까.후회물이라기보다는 오물이 아닐까 싶다.서로 사랑하면서도 마음껏 사랑하지 못해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TT

소설은 남 상주에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여주가..그저 멀리서 드러나지 않게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한 여주보다, 뜻밖의 기회(?)을 맞아 과감하게 남 상주에 원 나이트를 제안하면서 스토리의 급류를 타게 되는데, 하룻밤 욕심으로 남 상주를 원하면서도 여주가 아닐 수 없이 그 순간의 감정.그래서 방황하면서도 자조하고 자조하면서도 자제할 수 없는 충동.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몸에 스며드는 자괴감 그동안 쌓아올린 자신의 사회적 이미지를 단번에 무너뜨릴 수도 엉뚱한 것임을 머리가 명확히 인지하면서도 가슴으로는 도저히 못 참서 손을 내밀어 버려여주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매우 리얼하게 터치했다.마치 어설프게 원 나이트 등을 제안하는 사람이 여주에서는 없는 나 자신인 것처럼 가슴이 매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어 눈물이 나올 듯한 느낌..소설 전반에 걸쳐서 여주의 이런 아슬아슬한 감정 선이 매우 섬세하고 깊이 있게 다루어졌다는 점이 제가 이 소설에 매료된 최대의 이유이다.여주만이 아니다.여주를 상대로 느끼는 자신의 감정이 호감과 애증을 거쳐서 사랑이 되는 과정에서, 리쯔 토크 부정기를 체험하는 남 상주의 심리도 역시 아주 절묘하게 그려지고 있지만 나는 작가의 이런 섬세한 묘사가 너무 매력적이었다.모든 소설이 그렇겠지만 정말 모르고 보면 더 재미 있다.너무 여기저기 다니며 리뷰를 찾아 읽은 탓에, 여주가 어떤 봉변을 당하는지 다 알아 봤는데 마음이 너무 저려서 아팠지만 모르고 보니 정말 긴장했을 것이다.그 일에 대한 남 상주의 반응을 보면서 내가 정말 이 맛에 로맨스 소설을 읽다…내가 옆에 되는 곳은 바로 여기라고 생각했다.

+)작가님 소설 도장깨기 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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